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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째보선창’ 수제맥주 체험관 관광명소 부상

입력 : 2022-02-17 01:05:00 수정 : 2022-02-16 20: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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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어판장, 창업공간 리모델링
토종 맥아로 만든 맥주맛 입소문
보리 재배∼인력 양성 한눈에 파악
도시재생사업 성공적 모델 평가
전북 군산시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지난해 말 ‘째보선창’(죽성포구)에 구축한 수제맥주 체험판매관 ‘군산비어포트’ 전경.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구축한 수제맥주 체험판매관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이곳은 단순히 수제맥주를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주원료인 보리 재배부터 맥아 제조, 가공, 제품 생산, 전문인력 양성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은 6차 산업(생산·가공·서비스) 공간이다. 지역 농업과 청년 창업,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군산시에 따르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지난해 말 ‘째보선창’(죽성포구)에 구축한 수제맥주 체험판매관 ‘군산비어포트’가 토종 맥아로 만든 정통 맥주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들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평일 100여명, 주말이면 250∼300명이 찾고 있다.

비어포트는 수협이 과거 어판장과 창고, 선구점 등으로 사용했던 동부어판장 건물(1180㎡)을 매입해 수제맥주 특화사업장과 영상문화 콘텐츠 업체들의 창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째보스토리 1899’ 1층에 위치해 있다. 1899는 군산항 개항 시기다. 어판장이 자리한 째보선창은 조선시대부터 존재하며 가장 활발하고 번창한 교역의 중심지였지만, 근래 들어 고깃배와 어부들은 오간 데 없고 낡은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도시 쇠퇴의 대표적인 곳으로 전락했다.

비어포트에는 맥주보리로 싹 틔운 맥아를 직접 발효시켜 연간 18종의 맥주 13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동양조장과 200석 규모의 시음장,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체험판매관 등을 갖췄다. 양조장을 운영하며 맥주를 생산하는 창업자들은 2019∼2020년 10개월 과정의 양조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한 50여명의 교육생 중 30∼40대 10명으로 구성됐다.

군산 수제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맥아 원료 이외 알코올 발효를 위한 전분, 당 등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100% 곡물 맥주라는 점이다. 거품이 풍부하고 맥아 향이 진해 입안 가득 정통 맥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역 농가가 재배한 보리를 이용하고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이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맥아를 직접 생산한다.

군산시는 농지 90%가 벼를 짓는 논인 데다 이모작 작물로 보리를 선호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2012년 수매가 중단되면서 보리 재배 농가들이 위기를 맞았고 이들은 소비처 확대와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고민하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수제맥주 원료인 맥아의 국산화를 위해 지역 기후와 풍토에 가장 적합한 맥주보리 품종으로 ‘광맥’을 선택하고 2019년 전용 재배단지(32㏊)를 조성했다. 광맥은 농촌진흥청이 맥주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품종 중 하나다. 또 최상의 품질을 위해 재배단계에서부터 지역 농업인들을 교육했다.

2020년에는 군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맥아 제조와 발효 기술을 확보하고 표준화한 제조 시설을 구축했다. ‘군산맥아’는 품질이 수입 제품과 비교해 국내 최초 양조 맥아 브랜드가 됐고, 지난해부터 15개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과 위스키 증류소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조만간 이를 활용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수제맥주 공장이 들어서자 마을주민들은 ‘째보선창 협동조합’을 건립해 맥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맥아박’으로 쿠키를 만들어 주전부리를 자극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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