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尹 회동, ‘MB사면’ 걸림돌 됐나…신·구 권력 갈등 가시화할까
양측 “실무협의 안돼…회동 일정 다시 잡기로”
정치권 ‘MB사면 의제가 회동무산 원인’ 분석
尹 “국민통합” 명분…文대통령 여권ㆍ지지자 반대 부담 
靑-尹 측 인사권ㆍ민정수석실 폐지 등 곳곳 신경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강문규·박병국 기자]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전격 무산됐다. 신·구 권력의 오찬 회동 무산이 ‘실무협의 실패’ 로 밝힌 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관한 이견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양측은 ‘허니문 기간’에도 신경전을 끊임없이 이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부 인수인계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진영 간 대립이 다시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효율적으로 정부를 인수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떠나는 정권’과 ‘들어설 정권’ 사이의 대립이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 회동’ 사실과 의제를 먼저 언론에 알린 것에서부터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관례상 대통령 일정은 청와대가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양측은 MB사면 문제 인사권 행사 문제 등 곳곳에서 국지전이 치열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 오찬 회동 무산을 두고 의제였던 ‘MB사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점이 결정적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로 MB사면을 의제로 내놨지만, 청와대에서는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비서실장, 윤한홍 의원 등 MB계 인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인식이 강하다.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내달 말이나 5월 초 특별사면에 MB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 역시 윤 당선인 측을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MB 사면은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 지지에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문 대통령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의제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 공통의 시각이다.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은데다 자칫 원칙 없는 사면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만큼 대통령 당선인 건의라 해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게 청와대 내부의 기류다. 대선 직후 빠지긴 했지만 40%가 안팎의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MB 사면에 쉽게 나서지 못한 요인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MB 사면과 관련해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해결할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인사권 행사 문제로 양측의 충돌 지점이었다. 앞서 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임기 내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윤 당선인 측근 권성동 의원이 전날 라디오 출연에서 임기가 보장된 김오수 검찰총장에 대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한 점도 청와대와 내부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있다.

양측은 윤 당선인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을 두고도 신경전이 여전하다. 윤 당선인이 민정수석실 폐지의 배경으로 ‘국민 신상털기’ 등을 들었고, 청와대는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민정수석실 폐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로 맞받아쳤다.

mk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