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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가볼 수 없는 ‘부곡하와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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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호영아티스트 1부 최가영·박다솜·허우중 개인전

2022 금호영아티스트 1부 전시 전경_최가영.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2022 금호영아티스트 1부 전시 전경_최가영.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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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내가 태어나기 이전인 1984년, 대한민국 창녕의 부곡하와이에서 일했던 한 외국인이 쓴 엽서를 우연히 해외 중고판매 사이트에서 수집하게 됐다. 엽서 내용을 통해 지금은 사라진 테마파크와 그곳의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동했던 이들에 주목했다.”


1979년 문을 연 부곡하와이는 국내 최초 종합 레저시설로 창녕군 도천면 출신 재일교포 고(故) 배종성씨가 설립했다. 1급 관광호텔과 온천시설, 놀이동산, 실내·야외 수영장, 파도 풀장, 조각공원, 늪지대 식물관, 대공연장 등을 갖춰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1980~1990년대 신혼여행과 가족여행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2010년대 인근에 대형 워터파크가 잇따라 개장하면서 적자경영 끝에 2017년 문을 닫았다.

최가영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인 1984년 외국인 댄서 J가 고향 영국에 보낸 엽서를 수집한 것을 시작으로 당시 부곡하와이를 경험했고 기억하는 인물들을 인터뷰 하며 겪어보지 않았고 겪을 수 없는 것을 캔버스 위로 옮겨냈다.


그가 수집한 엽서 앞면에는 당시 부곡하와이에 조성된 열대식물들이 가득한 이미지가 ‘한국의 하와이’를 구현하고 있었다. 최 작가는 “작품을 통해 부곡이라는 한국의 한 마을에 하와이를 만들기 위해 바다 건너 온 외국인 댄서와 열대 식물들의 생존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각자의 삶 속 자신의 이상을 위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반추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2022 금호영아티스트 1부 전시 전경_최가영. 사진제공 = 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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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al in Fantasy’를 주제로 무대 위에 설치된 작가의 작품들은 관람객이 그 사이를 직접 걸을 수 있도록 배치돼 환상의 이미지 뒤의 쓸쓸한 느낌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림을 지지하는 지지대 뒤로는 작가가 작품 구상 당시 만났던 인터뷰이들의 구술 내용이 가득 채워져 있어 문장의 시각화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금호미술관은 올해로 19회를 맞은 금호영아티스트 공모를 통해 선발한 만 35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 작가 6인 중 3명의 개인전인 2022 금호영아티스트 1부를 개최했다.


몸에 대한 고민을 변형된 프레임을 통해 회화로 풀어낸 박다솜 작가의 ‘몸의 기술’은 녹아내리는 듯한 기울기와 곡선 형태나 다양한 크기과 모양의 덩어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무게의 궤도’를 주제로 한 허우중 작가는 패턴의 무한성과 캔버스의 유한성을 조합해 변주한 30점의 연작을 통해 새로운 패턴으로 하나의 관념적 공간을 연출했다. 허 작가는 “하나의 지표가 되어 보는 이에게 이미지 너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하고자 했다”며 “이를 통해 존재를 전제로 하는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인지가 무한의 단면을 유추하는 출발점임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시는 4월 24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이어서 무니페리, 이다희, 조해나 3인의 개인전인 2부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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