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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물씬 풍겼던 ‘군산 째보선창’…도시재생에 담다

군산시, 수제맥주 ‘째보스토리 1899’ 조성 및 명소화 사업 등 추진
만선의 풍요로움으로 불야성을 이뤘던 그 때 그 모습 재현하고픈 취지

째보스토리 1899
째보스토리 1899

“선창은 분주하다. 크고 작은 목선들이 저마다 높고 낮은 돛대를 옹긋중긋 떠받고 물이 안 보이게 선창가를 빡빡이 들이 밀렸다. 칠산바다에서 잡아가지고 들어온 젓조기가 한창이다. 지게 진 짐꾼들과 광주리를 인 아낙네들이 장 속 같이 분주하다. (중략) 마도로스의 정취는 없어도 항구는 분주하다.”

1930년대를 풍자한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 묘사된 군산 (째보)선창의 풍경이다.

군산시 금앙동에 위치한 죽성포 일명 째보선창은 지금은 쇠락했지만 한 때는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고 번창한 포구 중에 하나였다.

째보선창의 유래는 포구의 안쪽으로 째진 모습이 마치 째보(언청이)처럼 생겼다하여 불렸다고 하고 혹은 옛날 이곳 선창에 째보라고 불리는 객주가 있었는데 그가 이곳 포구의 상권을 모두 장악했다해서 붙여진 설도 있다.

모두 명확하지는 않지만 째보선창이 일제 수탈의 아픔 속에 모두가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 뱃사람과 상인·객주 등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희망을 그려갔던 삶의 터전임은 틀림없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현대식 항구가 들어서고, 째보선창 역시 복개 공사로 째보처럼 움푹 파여 있는 선창을 볼 수 없지만 만선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왁자지껄했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대기업이 붕괴되고,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하나 둘 떠나는 지역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군산시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째보선창’을 관광 및 도시재생사업에 담고자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이다.

시는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금암동 옛 군산수협 창고를 리모델링한 뒤 ‘군산 째보스토리 1899’로 재탄생 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군산개항의 해인 1899년부터 이곳 째보선창의 이야기를 담고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물 1층은 수제 맥주 가공·체험장 및 영업장, 2·3층은 문화·예술 콘텐츠 창작·전시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오는 12월 개소할 계획이다.

‘군산 째보스토리 1899’에서 군산만의 수제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탁 트인 넓은 공간에서 친구·가족·동료 등과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 꽃을 피울 수도 있다.

과거 째보선창 내 선술집에 서민의 삶과 애환이 녹아있던 것처럼 ‘군산 째보스토리 1899’ 역시 이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총 14억 원을 투입해 째보선창이 보이는 내항1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랜드마크)을 조성하는 ‘째보선창 명소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지역의 어려운 농가를 돕고, 지역민의 수익창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가 담겨져 있지만 화려했던 과거 째보선창처럼 군산이 위기를 딛고 다시 활기찬 곳으로 발전되기를 바라는 시의 간절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이기만 군산시 도지재생과장은 “과거 만선의 풍요로움으로 불야성을 이뤘던 째보선창의 모습이 오늘날 군산에 다시 재현됐으면 한다”며 “다양한 사업을 통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군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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